도미노

프로필
[전체]

아마존의 빅픽처 ① : 적자 리테일이 고마진 광고를 낳는 법

이번 글부터 아마존(AMZN, Amazon.com)을 총 3편에 걸쳐 살펴보겠습니다. 

10월 29일 발표된 3분기 실적에는 서로 맞지 않아 보이는 숫자 두 개가 나란히 찍혀 있었습니다.

• 영업이익률 : 13.9% (사상 최고)

• 최근 12개월 잉여현금흐름 : -$424억

 

[종목분석] 아마존: ① 낮은 마진의 끝에서, 광고가 자라난다

 

시장의 반응도 혼란스러웠습니다. 실적 발표 전에, 알파벳(구글)이 12.7% 급락하며 기술주가 약세를 보인 가운데 아마존 주가는 발표 전에 이미 4.25% 내린 $243.79에 마감했습니다. 발표 직후 시간외에서는 11% 넘게 밀렸고, 한때 $225까지 떨어졌다가 1.41% 내린 $240.35에 마감했습니다. 거래량은 평소의 2배가 넘었습니다.

 

이익은 사상 최고인데 현금은 마이너스입니다. 이 시리즈는 이 모순을 사업부 사이의 관계로 풀어보려 합니다. 아마존의 사업부들은 따로 성장하는 걸까요, 아니면 앞 사업부의 성장이 다음 사업부의 성장 조건을 만드는 걸까요.

 

이 시리즈의 가설은 후자입니다. 리테일이 광고를 키우고, 광고가 만든 여력이 AWS로 이어지고, AWS의 규모가 칩과 AI 생태계를 키우고, 그 기술이 물류를 거쳐 다시 리테일로 돌아옵니다. 한 바퀴 돌 때마다 반경이 커지는 나선 순환입니다.

 

[종목분석] 아마존: ① 낮은 마진의 끝에서, 광고가 자라난다

 

다만 화살표마다 성격이 다릅니다. 어떤 고리는 매출을 직접 만들고, 어떤 고리는 투자할 여력만 줍니다. 원가를 낮추는 고리, 기술을 옮기는 고리, 수요를 만드는 고리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시리즈에서는 고리마다 어떤 종류의 연결인지, 그리고 숫자로 어디까지 확인되는지를 나눠서 보겠습니다.

 

첫번째 시작은 이 나선의 출발점입니다. 질문은 하나입니다.

 

"아마존의 리테일은 낮은 마진을 감수하면서도, 왜 계속 성장해야 하는가?"

 


 

□ 아마존은 무엇으로 돈을 버는가

 

아마존의 실적은 두 개의 지도로 공시됩니다. 하나는 보고 세그먼트1)이고, 다른 하나는 매출원입니다.

 

[종목분석] 아마존: ① 낮은 마진의 끝에서, 광고가 자라난다

 

[종목분석] 아마존: ① 낮은 마진의 끝에서, 광고가 자라난다

 

두 지도는 서로 다르게 나뉘어 있습니다. 광고, 3P2), 구독은 별도 세그먼트가 아니라 북미·해외 세그먼트 안에 섞여 있습니다. 그래서 '북미 마진 8.2%'는 물건 판매만의 이익이 아니라, 물건 판매·광고·구독 그리고 신사업 투자 비용까지 합쳐진 숫자입니다.

 

고객이 상품 하나를 사는 행위는 여러 매출원에 동시에 흔적을 남깁니다. 아마존이 직접 팔면 1P 매출이 되고, 셀러가 팔면 수수료와 물류 대행료가 됩니다. 구매 직전에 본 검색 결과 상단의 상품은 광고 매출이 되고, 배송비를 아끼려고 가입한 Prime은 구독 매출이 됩니다. 공시상 세그먼트는 세 개지만, 경제적으로는 하나의 거래가 여러 수익원으로 갈라지는 구조입니다.

 

1) 세그먼트(Segment) : 회사가 실적을 나눠 보고하는 사업 단위. 아마존은 북미·해외·AWS 세 개로 공시. 

2) 1P/3P : 1P(First Party)는 아마존이 직접 사서 파는 상품, 3P(Third Party)는 외부 셀러가 아마존 플랫폼에서 파는 상품.

 

[종목분석] 아마존: ① 낮은 마진의 끝에서, 광고가 자라난다

 

□ 리테일은 무엇을 키우는가

 

숫자만 보면 리테일은 아마존의 약한 고리입니다. 최근 12개월 기준 AWS는 매출의 20%로 영업이익의 58%를 벌었습니다. 해외 세그먼트의 마진은 3%대입니다.

 

하지만 리테일을 매출 성장률로만 보면 놓치는 것이 있습니다. 3분기 글로벌 판매량은 전년 대비 12% 늘었는데, 온라인스토어(1P) 매출은 2% 증가에 그쳤습니다.

 

3P 비중이 커져서 생긴 차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3P는 거래액 전체가 아니라 수수료만 매출로 잡히니까요. 그런데 판매량 중 3P 비중은 62%에서 61%로 오히려 줄었습니다. 이 비중으로 역산하면 아마존이 직접 판 판매량은 약 15% 늘었는데, 매출이 그만큼 따라가지 못한 겁니다. 프라임데이가 2분기로 옮겨간 영향과 가격·상품 구성 변화가 겹친 결과로 보입니다. 확실한 것은 거래 자체가 매출 성장률보다 훨씬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입니다.

 

리테일이 키우는 것은 매출보다 거래의 기반입니다.

• 규모 : 2026년 들어 판매량은 전년 대비 약 15% 늘었습니다. 작년 한 해 300억 개가 넘는 품목을 판 기반 위에서입니다.

• 빈도 : 신선식품과 생필품은 나머지 상품보다 약 3배 빠르게 성장해, 3분기 판매량의 약 절반을 차지했습니다. 식료품 총거래액은 최근 12개월 약 $2,500억입니다.

• 확장 : 식료품을 사는 고객은 비식품 카테고리를 약 4배 더 쇼핑하고 2배 더 씁니다. 당일배송으로 신선식품을 사는 고객은 생필품을 약 7배 더 삽니다.

 

식료품은 마진이 낮습니다. 그래도 아마존이 식료품을 키우는 이유는 고객이 아마존에 들어오는 횟수 자체가 늘기 때문입니다. 상품 구성이 고객을 부르고, 고객이 셀러를 부르고, 셀러가 다시 구색을 넓힙니다.

 

[종목분석] 아마존: ① 낮은 마진의 끝에서, 광고가 자라난다

 

□ 거래가 늘면, 광고도 늘어난다

 

이번 편의 핵심입니다.

 

아마존 검색창에 상품명을 치는 사람은 이미 사려는 사람입니다. 구매 의도가 가장 강한 순간에 노출되는 자리라서 광고 가치가 높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를 사는 핵심 광고주에는 아마존에서 물건을 파는 셀러와 벤더가 포함됩니다. 회사도 광고 매출을 "셀러, 벤더, 퍼블리셔, 저자 등에게 판매하는 광고 서비스"로 정의합니다.

 

셀러와 상품이 늘수록 같은 검색어를 두고 광고 경쟁이 붙고, 구매자가 늘수록 광고 자리의 가치가 올라갑니다. 리테일이 커지면 광고가 자라는 구조입니다.

 

다만 아마존 광고가 전부 쇼핑에서 나오는 건 아닙니다. 광고 성장의 원천은 둘로 나눠서 봐야 합니다.

 

[종목분석] 아마존: ① 낮은 마진의 끝에서, 광고가 자라난다

 

아마존은 광고 매출을 유형별로 나누지 않습니다. 그래서 광고 성장 가운데 얼마가 쇼핑에서 나왔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매체 쪽도 커지고 있습니다. 경영진에 따르면 Prime Video는 매출 런레이트3)가 수백억 달러 규모이고 자체적으로 흑자를 냅니다. 목요일 NFL 중계는 시즌 초반 6경기 평균 1,770만 명이 시청했습니다.

 

[종목분석] 아마존: ① 낮은 마진의 끝에서, 광고가 자라난다

 

3분기 광고매출성장률 12%만 보면 급격한 둔화처럼 보입니다. 프라임데이가 2분기로 옮겨가면서 3분기 광고 성장률을 끌어내렸고, 2분기에만 있었던 NBA 중계와 작년 검색 광고 개편 효과의 소멸도 겹쳤습니다. 그리고 회사는 4분기 광고 성장률을 10%대 후반으로 전망했습니다.

 

반대 방향의 위험도 짚어야 합니다. 광고를 늘릴수록 셀러의 부담이 커집니다. 셀러는 판매 수수료와 물류 대행료에 더해 광고비까지 냅니다. 아마존은 올해 FBA4) 셀러에게 연료 할증료도 새로 부과했습니다. 검색 결과에 광고가 늘면 구매 경험도 나빠질 수 있습니다. 셀러의 수익성이 꺾이면 이 고리는 거꾸로 돌게 됩니다.

 

3) 런레이트(Run-rate) : 최근 분기 매출을 연간으로 환산한 수치.

4) FBA(Fulfillment by Amazon) : 셀러가 아마존 물류센터에 재고를 맡기면 아마존이 보관·포장·배송을 대신해주는 서비스.

 


 

□ 광고는 아마존의 수익구조를 어떻게 바꾸는가

리테일은 매출을 늘리려면 창고, 재고, 트럭, 인력을 함께 늘려야 합니다. 광고는 이미 있는 트래픽 위에 자리를 얹습니다. 광고에도 서버, 콘텐츠, 기술 비용이 들지만, 상품 재고와 물류 설비에 대한 직접적인 부담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아쉽게도 아마존은 광고 사업의 영업이익을 공시하지 않습니다.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비중입니다. 북미·해외 세그먼트 매출에서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3분기 기준 12.0%에서 12.6%로 올랐습니다. 재고와 물류 부담이 적은 사업의 비중이 커지는 방향입니다.

 

마진의 흐름도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2022년 북미 세그먼트는 -$28억, 해외 세그먼트는 -$77억의 영업손실을 냈습니다. Jassy CEO는 이번 컨퍼런스콜에서 지난 몇 년간 두 세그먼트의 영업이익률이 각각 약 10%p 개선됐고, 스토어 사업은 "광고를 포함하면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이라고 말했습니다.

 

[종목분석] 아마존: ① 낮은 마진의 끝에서, 광고가 자라난다

 

□ 성장의 과실은 어디로 향하는가 

 

아마존은 사업부별 현금흐름을 공시하지 않습니다. 현금은 회사 전체가 하나의 지갑을 씁니다. 회사 전체로 보면 최근 12개월 영업현금흐름은 $1,683억으로 29% 늘었지만, 설비투자가 $2,107억으로 그보다 컸습니다.

그렇다면 광고를 품은 리테일은 이 지갑에 무엇을 보태고 있을까요. 분기보고서의 주석에는 세그먼트별 감가상각과 설비 증가액이 나와 있어서, 방향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종목분석] 아마존: ① 낮은 마진의 끝에서, 광고가 자라난다

 

2022년에는 리테일이 적자를 냈고, 회사의 이익을 받친 건 AWS였습니다. 2026년에는 리테일이 9개월 동안 $308억의 영업이익을 냈고, 영업이익과 감가상각의 합이 설비 순증가와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이게 리테일이 자기 투자를 현금으로 다 감당한다는 증거는 아닙니다. 그래도 회사 지갑에서 리테일이 차지하던 부담이 크게 줄었다는 방향은 분명합니다.

 

이번 편에서 말하고 싶은 연결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리테일과 광고의 체질이 바뀌면서, 회사 전체가 다음 성장 사업에 돈을 배분할 선택지가 넓어졌다는 뜻입니다.

 

물론 이 균형은 아슬아슬합니다. 3분기만 보면 리테일 EBITDA5)는 $162억인데 설비 증가는 $206억으로 투자가 더 컸습니다. 리테일 투자가 계속 늘면 지금의 균형은 언제든 깨질 수 있습니다.

 

5) EBITDA : 영업이익에 감가상각비를 더한 값. 설비 투자 부담을 빼고 본 영업 창출력의 대용치. 이 글에서는 세그먼트별 유형자산 감가상각만 더한 계산치.

 


 

□ 이번 편을 마치며。。。

 

이번 편에서 확인한 것은 두 가지입니다.

 

• 광고는 구조적으로 리테일의 거래 기반 위에 서 있습니다. 광고의 핵심 구매자에 셀러와 벤더가 포함됩니다.

• 광고를 포함한 리테일 세그먼트는 2022년 영업손실에서 벗어나, 상당한 영업이익을 내는 구조로 바뀌었습니다.

 

정리하면, 아마존의 리테일은 물건을 팔아 이익을 남기는 사업인 동시에 광고가 자랄 거래 기반을 넓히는 사업입니다. 그 기반에서 나오는 추가 수익이 리테일의 체질을 바꿨고, 아마존 전체가 다음 사업에 투자할 여력을 키웠습니다.

 

그래서 다음 편의 질문은 이것입니다. AWS는 올해 9개월 동안 영업이익과 감가상각을 합한 금액($731억)의 약 두 배($1,472억)를 설비로 쌓았습니다. 그렇게 쌓은 자산은 더 높은 수익으로 돌아올까요.

 

다음 편에서는 숫자 뒤에 가려진 3분기 실적을 걷어내고, AWS의 성장이 칩과 AI 생태계로 번지는 과정, 그리고 그 성장의 청구서를 확인해 보겠습니다.

댓글4
  • 삼성
    낮은 마진의 리테일로 트래픽과 규모를 묶어두고 고마진 광고로 수익 체질을 바꾸는 플라이휠 구조가 아주 명쾌하게 이해되네요. 나선 순환 가설의 다음 편 AWS 분석도 정말 기대됩니다!
  • 동그라미7
     수익 구조 전환과 빅테크의 장기적 펀더멘털을 잘 보여준 명작 분석글입니다.
    단기 실적에 연연하지 않고 사업 포트폴리오의 선순환 구조를 파악하는 안목을 배웠습니다.
  • 프로필 이미지
    LeeJS
    리테일로 묶어둔 강력한 트래픽(유저/셀러)이 결국 고마진 광고 비즈니스로 연결되고, 이게 다시 투자 재원이 되는 '플라이휠(나선 순환)' 구조가 정말 정교하게 분석되어 있네요. 다음 편 AWS 분석도 기대됩니다
  • 바람소리
    적자를 광고로 메우는 구조가 놀라워요.
    빅테크 사업 생태계 지켜봐야겠어요.

커뮤니티에서 반응 좋은 글

Best 인기글 (실시간) 목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