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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 https://domino.is/community/QCOM/137098807
지난 편에 남긴 말을 다시 확인하며, 이번 편을 시작하겠습니다.
성장의 비용은 지금 먼저 나갑니다. 문제는 그 비용이 실제 매출로 돌아오느냐이고, 첫 확인 시점은 12월 분기 실적입니다.
이번 편은 그 앞에 있는 이야기를 찾아보겠습니다.
"지금 이 회사가 벌었다고 발표한 이익이, 실제로 얼마나 믿을 만한 숫자인가."
퀄컴의 Forward P/E는 15배 수준입니다. 시장 평균에 한참 못 미칩니다. 다만 배수가 낮다는 것과 주식이 싸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분모에 들어가는 이익이 어떤 성격인지 확인하지 않으면, 15배라는 숫자 자체가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습니다.
□ 두 개의 이익, 3.5달러
퀄컴은 인베스터 데이에서 FY2029 주당순이익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그런데 목표가 하나가 아니라 둘입니다.
차이가 주당 3.5달러 이상입니다. 그리고 회사는 자료 각주에 이 차액의 성격을 직접 밝혀놨습니다. 제외되는 금액의 대부분은 주식보상비용(SBC)입니다.
주식보상비용은 회사가 임직원에게 현금 대신 주식으로 지급하는 보상입니다. 현금이 나가지 않기 때문에 회사들은 보통 "실질적 비용이 아니다"라며 조정 이익에서 빼는데, 주주 입장에서는 다릅니다. 주식 수가 늘어나 내 지분이 희석되기 때문입니다.
이번 3분기 숫자로 보면 규모가 분명해집니다.
회사가 강조하는 $2.21에는 주식보상비용 $0.68이 비용으로 계산되지 않은 채 들어가 있습니다. 두 숫자 중 어느 쪽을 쓰느냐에 따라 같은 주가에서도 P/E가 크게 달라집니다.
□ 이익은 늘었는데 현금은 줄었다
더 눈에 띄는 것은 이익과 현금의 방향이 반대였다는 점입니다. 9개월 누적 기준입니다.
장부상 이익은 43% 늘었는데, 실제로 회사에 들어온 현금은 16% 줄었습니다.
이유는 세금입니다. 2분기에 57억 달러 규모의 이연법인세자산 평가충당금 환입을 인식했습니다. 미국 세제 관련 추가 지침이 나오면서, 그동안 쓰지 못할 것으로 봤던 세금 자산을 앞으로 실현할 수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입니다.
현금이 들어온 것이 아니라 장부에만 잡힌 자산입니다. 순이익은 한 번에 크게 늘었지만 회사 통장에 들어온 돈은 없습니다. 오히려 같은 9개월 동안 실제로 낸 세금이 회계상 세금비용을 크게 웃돌면서, 현금흐름표에는 -$55.5억이라는 조정이 잡혔습니다.
그래서 지금 검색되는 후행 P/E를 그대로 가져다 쓰면 문제가 생깁니다. TTM 순이익에 이 57억 달러가 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숫자로 "이익 대비 싸다"고 판단하면 왜곡된 결론에 도달합니다.
□ 주주환원의 재원
주주환원 규모도 함께 봐야 합니다. 같은 9개월 기준입니다.
• 자사주 매입 : $68.1억
• 배당 지급 : $28.7억
• 합계 : $96.7억
• 같은 기간 영업활동 현금흐름 : $84.1억
주주에게 돌려준 금액만으로 이미 벌어들인 현금을 $12.6억 초과했습니다.
여기에 다른 지출도 겹칩니다. 설비투자 $15.8억(전년의 두 배), 인수·투자 $15.7억, 주식보상 관련 세금 원천징수 $8.9억. 회사는 이를 감당하기 위해 현금 잔고를 줄였고(9개월간 $33.1억 감소), 그동안 쓰지 않던 단기 기업어음(CP)도 새로 발행했습니다. 재고자산도 28% 늘었는데, 회사는 메모리 공급 제약과 수요 변동의 영향이라고 설명합니다.
23년 넘게 이어온 배당 증액 기록은 그 자체로 인상적입니다. 다만 지금은 데이터센터 투자를 늘리면서 동시에 공격적인 자사주 매입을 유지하는 구간이고, 그 조합이 현금 잔고와 단기 차입에 기대고 있다는 점은 기억해둘 만합니다.
□ 자사주 매입이라는 이름의 현금유출
앞에서 다룬 주식보상비용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 보겠습니다.
회사는 주식보상비용을 Non-GAAP에서 제외합니다. 명분은 "현금이 나가지 않는 비용"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발행주식수를 보면 이렇습니다.
주식보상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유통주식수는 줄었습니다. 자사주 매입이 주식보상에 따른 희석을 상쇄하고도 남았다는 뜻입니다.
주주 입장에서는 좋은 소식입니다. 다만 그 상쇄에 쓰인 돈은 9개월간 $68.1억의 실제 현금입니다.
주식보상비용은 손익계산서에서는 현금이 나가지 않는 항목으로 처리되지만, 그로 인한 희석을 막는 과정에서 자사주 매입이라는 형태로 현금이 나갑니다. 현금이 안 나가는 게 아니라, 나가는 자리가 다를 뿐입니다.
GAAP과 Non-GAAP 중 무엇이 옳으냐를 따질 필요는 없습니다. 어느 쪽으로 보든 이 비용은 결국 현금으로 정산되고 있습니다.
□ 그래서, 15배라는 숫자는 무엇인가
• 회사가 강조하는 이익에는 주식보상비용이 빠져 있고, 그 규모가 분기 이익의 3할을 차지합니다.
• 최근 순이익 급증은 상당 부분 일회성 세금(이연법인세자산) 항목입니다.
Forward P/E 15배가 시장 평균보다 낮은 건 사실입니다. 다만 그게 "시장이 아직 모르는 저평가"인지, "이익의 성격을 알고 매긴 정당한 할인"인지는 이 숫자만으로 구분되지 않습니다.
참고로 이 종목의 애널리스트 목표주가는 최저 $100에서 최고 $400까지 흩어져 있습니다. 4배 차이입니다. 최근 90일 동안 이익 전망을 낮춘 애널리스트가 26명, 높인 쪽은 1명이었습니다.
전문가들 사이에도 합의된 가격이 없다는 뜻입니다. 이런 종목에서 특정 목표주가를 제시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대신 앞으로 무엇을 보고 판단을 갱신할지를 정해두는 편이 낫습니다.
□ 앞으로 확인해야할 체크리스트
① 12월 분기 실적 (2027년 1~2월 발표) 세 가지가 한꺼번에 확인되는 분기입니다.
• 애플 매출이 예고대로 전분기 대비 약 50% 감소하는지, 아니면 그보다 더 나빠지는지.
• 데이터센터 매출이 실제로 인식되기 시작하는지.
• 비보고 부문의 적자가 개선되는지.
② 9월 1일자 가격 인상의 관철 여부 QCT 세전이익률 가이던스 하단(23%)을 지켜내는지로 확인됩니다. 스마트폰 시장이 축소되는 국면에서 가격을 올리는 것이라 가격 결정력을 시험하는 사항입니다.
③ 하이퍼스케일러 두 곳의 정체 FY27 데이터센터 목표의 가장 큰 근거인데 아직 이름이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공개 시점과 계약 규모가 목표의 신뢰도를 좌우합니다.
④ 10월 5일 ARM 재판 자체 CPU 코어를 여러 시장으로 확장하는 전략의 근간을 다투는 재판입니다. 충당금이 설정돼 있지 않아 재무제표에는 나타나지 않는 사항입니다.
⑤ 자동차 성장률 유지 여부 현재 이 회사에서 숫자로 가장 명확하게 검증된 성장축입니다. 40% 이상 성장이 유지되는지, 그리고 BMW·스텔란티스 계약이 매출로 전환되는 속도가 관건입니다.
□ 시리즈를 마치며。。。
세 편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 1편 : 온디바이스 AI는 9년간 이 회사에서 별도의 가격표를 얻지 못했습니다. 엣지 AI 대표주라는 이유만으로는 매수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 2편 : 회사의 답은 데이터센터와 자동차입니다. 자동차는 이미 숫자가 나오고 있고, 데이터센터는 아직 계획이며 비용이 먼저 나가고 있습니다.
• 3편 : 15배라는 배수는 분모에 들어가는 이익의 성격을 확인한 뒤에야 의미가 생깁니다. 회사가 강조하는 이익에는 주식보상비용이 빠져 있고, 최근 순이익 급증도 상당 부분 일회성 세금 항목입니다.
퀄컴(Qualcomm)은 지금 통행세를 걷던 회사가 다른 사업으로 옮겨가는 중간 지점에 있습니다. 그 전환이 성공하면 지금 가격은 저렴했던 것이 되고, 실패하면 이익이 줄어드는 회사에 정당한 가격을 낸 것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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