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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https://domino.is/community/QCOM/137076926
지난 편에서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지난 9년을 보면 온디바이스 AI는 QTL1)의 로열티 수익을 크게 늘리는 별도의 동력이 되지 못했습니다. QCT2)에서도 AI 연산 능력이 별도의 가격표를 가진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고 보기는 아직 어렵습니다.
퀄컴(Qualcomm)은 앞으로 AI를 어디에서 돈으로 바꾸려고 하는가?
회사의 답은 이미 나와 있습니다. 데이터센터와 자동차입니다.
다만 답을 보기 전에 몇가지 확인을 해야합니다. 왜 이 회사가 새 길을 놓아야만 하는지, 그리고 원래 걷던 길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야합니다.
1) QTL(Qualcomm Technology Licensing) : 퀄컴의 특허 라이선스 사업부로, 셀룰러 표준특허를 라이선스하고 로열티를 수령.
2) QCT(Qualcomm CDMA Technologies) : 퀄컴의 반도체 사업부로, 스냅드래곤 같은 칩을 설계·판매.
□ 통행량이 줄고 있다
3분기 스마트폰 매출은 '$50.9억, 전년 대비 -20%'였습니다.
먼저 메모리 원가입니다.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스마트폰 원가 구조가 통째로 바뀌었고, 특히 보급형이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회사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매출이 FY26에 전년 대비 약 20% 줄고, 이것이 연간 EPS를 $1.50 이상 하락시킨다고 프레젠테이션에 직접 언급했습니다. 이에대한 대응으로 9월 1일부터 두 자릿수 폭의 가격 인상에 들어갑니다.
애플 쪽은 성격이 다릅니다. 일시적 원가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이탈입니다.
• 다음 아이폰에서 퀄컴 점유율이 기존 추정(20%)보다 현저히 낮아짐.
• 애플 관련 매출은 9월 분기 대비 12월 분기에 약 50% 감소.
• 어닝콜 Q&A에서 한 애널리스트가 FY26 애플 관련 매출을 약 $75억으로 추정하자 CFO는 "합리적인 추정 범위"라고 인정했고, FY27에 대해서는 기존 가이던스였던 20억달러 남짓보다 더 낮아진다고 직접 밝힘.
주목할 점은 이게 이번 분기에 갑자기 생긴 악재가 아니라는 겁니다. 애플과의 계약은 2027년 3월 만료로 이미 정해져 있었고, 시장은 이 일정을 알고 있었습니다. 7월 29일 주가를 때린 건 사건 자체가 아니라 일정이 예상보다 빨리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한 가지 덜 알려진 사실도 있습니다. 애플이 사가는 건 통합 칩이 아니라 모뎀 단품입니다. 보고서에서 이것을 "통합 모뎀+AP 대비 매출과 마진 기여도가 낮은 제품"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애플 매출이 줄어드는 만큼, 같은 금액이 삼성처럼 통합 칩 고객에서 빠지는 것보다는 이익 충격이 작다는 뜻입니다.
중국 쪽에는 바닥 신호가 있습니다. 회사는 중국 OEM 매출이 3분기에 저점을 찍고 4분기에 두 자릿수 증가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근거는 최종 수요 회복이 아니라, 유통 채널의 재고가 더 뺄 게 없을 만큼 줄었다는 것입니다. 재고 조정이 끝난 것이지, 수요가 살아난 게 아닙니다.
![image.png [종목분석] [US:QCOM] ② 누구나 계획은 있다, 청구서를 받기 전까지는](https://image.fmkorea.com/files/attach/new5/20260905/10301124877_192159903_46b0eac8772ec12272044b7d0e937406.png.webp)
□ 회사가 찾은 답 : 4개의 제품군
6월 24일 인베스터 데이에서 회사는 FY2029 비(非)스마트폰 매출 목표를 220억달러에서 400억달러로 두 배 올렸습니다. 그중 150억달러가 데이터센터입니다.
중요한 건 슬로건이 아니라 일정입니다. 회사가 공개한 로드맵은 이렇습니다.
매출 계획은 26년 3억달러에서 27년 50억달러, 29년 150억달러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FY27 50억달러의 핵심 선행 매출은 커스텀 실리콘입니다. 회사는 하이퍼스케일러 두 곳과 계약했고, 각각 10억달러 이상 매출을 예상하며, 이미 발주서(Purchase Order)를 받아 웨이퍼 생산에 들어갔다고 밝혔습니다. 매출은 12월 분기부터 잡힙니다. 다만 두 계약을 합쳐도 20억달러 남짓이므로, 50억달러를 채우려면 커넥티비티와 하반기 합류할 AI 가속기가 함께 받쳐줘야 합니다.
그런데 그 두 곳이 어디인지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어닝콜에서 한 애널리스트가 "고객이 두 곳보다 많다는 뜻이냐"고 직접 물었지만, CEO는 답을 피하고 "고객들은 실리콘을 보고 싶어 한다"로 넘어갔습니다. FY27 목표의 가장 큰 근거가 아직 이름 없이 남아 있는 셈입니다.
메타 계약은 성격이 조금 다릅니다. 다세대 CPU 공급 계약이고 실체도 분명합니다. Dragonfly C1000, 5GHz 이상 자체 서버 코어 그리고 250개 이상 코어 칩렛 설계가 있습니다. 다만 양산은 2028년 하반기부터 입니다. 2027년도에 나타날 숫자와는 무관합니다.
이 밖에 메모리 병목을 겨냥한 HBC 기술은 1세대 설계 완료(테이프아웃) 단계로 2027년 중반 상용화 목표이고, AI 소프트웨어 회사 Modular 인수를 마쳐 하드웨어 중립 스택으로 엔비디아 생태계에 대응하겠다는 그림입니다.
3) 커넥티비티 : 데이터센터 랙 안에서 칩과 서버, 서버와 서버를 연결하는 통신 부품.
4) 커스텀실리콘 : 특정 고객의 요구사항에 맞춰 설계해주는 주문형 칩.
5) AI가속기 : AI 모델 연산(추론)에 특화된 칩. 범용 CPU보다 AI 연산을 더 빠르고 전력 효율적으로 처리하도록 설계된 반도체로, 엔비디아 GPU와 경쟁하는 영역.
□ 자동차 부문은 이미 숫자가 나온다
데이터센터가 아직 계획이라면, 자동차는 이미 나오는 숫자입니다.
3분기 자동차 매출 $15.9억, +61%. 23분기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이고, 회사는 FY26 연환산 매출 목표를 $60억에서 $70억으로 상향했습니다.
숫자만 보면 자동차는 이미 꽤 커졌습니다. 더 눈여겨보는 건 계약의 형태가 바뀌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번 분기 BMW는 퀄컴을 차세대 ADAS와 디지털 콕핏의 리드 컴퓨트 실리콘 공급사로 선정했고, 이는 다음 10년의 모델 프로그램에 걸칩니다. 스텔란티스와도 L2+ 자율주행 스택을 포함한 다년 계약을 확대했습니다.
CFO의 표현을 빌리면, 자동차 사업이 개별 부품 수주에서 플랫폼 단위 다세대 계약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한 번 붙으면 오래 가고, 차 한 대당 실리콘 탑재량도 세대마다 계단식으로 올라간다는 뜻입니다.
FY29 목표는 $100억입니다. 현재 연환산 $70억에서 3년 뒤 $100억이면 연 12% 남짓. 데이터센터가 같은 기간 50배를 목표로 하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현실적인 숫자입니다.
처음 자료를 넘길 때는 데이터센터가 이 회사의 다음 축이라고 봤습니다. 그런데 숫자를 하나씩 뜯어보니 지금 더 믿을 만한 쪽은 자동차였습니다. 물론 자동차 목표에도 낙관적인 가정은 들어 있습니다. 다만 이미 $70억이 매출로 잡히고 있고 계약 형태까지 바뀌고 있다는 건, 아직 계획서 단계인 쪽과는 무게가 다릅니다.
□ 그런데 청구서가 먼저 왔다
여기가 이번 편의 핵심입니다.
회사의 계획은 훌륭합니다. 문제는 매출보다 비용이 먼저 나간다는 것이고, 그 흔적이 이미 재무제표에 찍혀 있습니다.
특히 눈여겨볼 숫자가 하나 있습니다. 데이터센터가 속한 부문의 세전손익이 전년 -$0.1억에서 -$2.1억으로 악화됐습니다. 매출은 아직 없고 비용만 먼저 반영되고 있다는, 숫자에 남은 증거입니다.
그리고 이 대목에서 자료 간에 어긋나는 지점이 하나 보입니다.
• 인베스터 데이 자료 : FY27 커스텀 실리콘 사업은 QCT의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리는 쪽이라고 설명.
• 같은 분기 어닝콜 CFO 답변: 데이터센터 매출은 마진율 자체가 낮아서, QCT 전체 매출총이익률을 1.5~2%포인트 갉아먹는다고 설명.
총마진은 깎이는데 영업이익률은 개선된다, 매출 규모가 고정비를 충분히 덮는다는 가정이 깔려야 성립합니다. 그런데 같은 자료에 AI 가속기와 CPU는 "앞선 투자"라고 적혀 있습니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12월 분기 실적에서 비보고 부문 손익이 개선되는가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재고 28% 증가도 양면입니다. CEO는 공급 부족기에 재고는 전략적 우위라고 했고, 실제로 그렇습니다. 하지만 수요가 계획만큼 나오지 않으면 그대로 평가손실 가능성이 있습니다.
□ 설계도가 깔고 앉은 소송
마지막으로, 어떤 리포트에서도 잘 다루지 않지만 분기보고서 각주에 분명히 적혀 있는 리스크를 짚겠습니다.
퀄컴은 ARM과 소송 중입니다. 인수한 설계팀의 아키텍처 라이선스를 둘러싼 분쟁으로, 2024년 12월 배심 평결에서 퀄컴이 이겼고 2025년 9월 최종 판결로 확정됐습니다. 그런데 ARM이 바로 다음 날 항소했고, 그 항소는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별개로 퀄컴이 ARM을 상대로 낸 소송의 재판이 2026년 10월 5일로 잡혀 있습니다.
분쟁의 대상인 자체 CPU 코어(Oryon)는 PC용 스냅드래곤, 모바일 플래그십, 자동차용 반도체·소프트웨어 플랫폼, 그리고 데이터센터 CPU인 'Dragonfly C1000'의 공통 기반입니다. 데이터센터 포트폴리오 전체가 이 코어 하나로 구성되는 건 아니지만(커넥티비티·AI 가속기·HBC는 별개 라인), 자체 CPU 아키텍처를 여러 시장으로 확장한다는 전략의 축이 바로 이 코어입니다.
회사는 손실 가능성을 "합리적으로 가능하나 개연적이지는 않다"로 보고 충당금을 설정하지 않았습니다. 회계적으로 정당한 판단이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재무제표에 숫자로 잡히지 않는 리스크가 하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참고로 회사는 최근 RISC-V 설계 회사를 인수했습니다. 회사가 이유를 명시하진 않았지만, ARM 의존도를 낮추는 선택지를 확보하는 성격도 있어 보입니다.
□ 이번 편을 마치며。。。
• 스마트폰은 메모리 원가와 애플 이탈로 축소 중이며, 예정된 일정이 앞당겨진 것입니다.
• 회사의 답은 데이터센터와 자동차입니다. 자동차는 이미 숫자로 증명 중이고, 데이터센터는 아직 계획입니다.
• 그 계획의 비용은 이미 나가고 있고, 매출은 12월 분기부터 시작됩니다.
• 자체 CPU 코어를 여러 시장으로 확장한다는 전략의 축을 두고, 그 권리를 다투는 재판이 10월에 열립니다.
과거 TransMedics(TMDX) 편에서 썼던 표현을 빌려오겠습니다. 성장의 비용은 지금 먼저 나갑니다. 문제는 그 비용이 실제 매출로 돌아오느냐이고, 첫 확인 시점은 12월 분기 실적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이 회사가 벌었다는 이익이 실제로 얼마나 믿을 만한지를 확인해 봅니다. 지금 Forward P/E(선행 주가수익비율)가 15배 수준인데, 이게 싸 보이는 이유와 진짜 싼 건지는 다른 문제입니다. 회사가 2029년 목표로 내건 주당순이익에서 빠진 부분도 있고, 이번 분기엔 이익은 늘었는데 정작 현금은 줄어드는 이상한 일도 있었습니다. 그 이유들을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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