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노

프로필
[전체]

삼전 초기업노조 위원장 재신임 이거 내년 '반도체 따로 국밥' 교섭 뇌관을 봐야 함

삼전 초기업노조 위원장 재신임 이거 내년 '반도체 따로 국밥' 교섭 뇌관을 봐야 함

 

이번에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최승호 위원장이 조합원 87.52%라는 압도적인 찬성표를 얻어 재신임에 성공했다는 뉴스 보면서 "지도부 체제 굳어졌으니 노사 리스크 일단락됐네 떡상 가자" 정도로만 생각하면 주식 쟁이로서 판떼기 너무 1차원적으로 보는 거임.

내가 더 눈여겨보는 건 재신임이라는 명분을 쥔 노조가 내년부터 'DS(반도체)부문 쪼개기 분리교섭'이라는 메가톤급 청구서를 내밀 준비를 끝냈다는 점임.

최 위원장이 이번에 자리를 지키면서 내건 핵심 공약이 바로 "2027년 교섭부터는 DS부문 교섭 단위를 노동위원회에 분리 요구하겠다"임. 쉽게 말해 스마트폰·가전(DX)이랑 묶여서 협상 안 하고, 돈 제일 많이 벌고 격무에 시달리는 반도체(DS) 부문만 따로 떼어내서 사측이랑 다이렉트로 피 터지는 머니 게임을 벌이겠다는 선언임. 이게 가결됐다는 건 노조의 성격 자체가 삼성전자 전체를 대변하는 조직에서 '반도체 전용 강성 노조'로 완전히 체질을 바꾸겠다는 소리임.

실제로 이번 재신임 가결 뒤에 숨은 내부의 격렬한 박탈감과 멱살잡이 구조를 이해해야 주가 판떼기가 보임.

지난달 임단협 타결 때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신설을 꽂아 넣으면서 총파업은 겨우 막았는데, 그 바람에 성과급 쪼그라든 DX(디바이스경험)부문 직원들은 "왜 반도체만 챙겨주냐"며 검은 옷 입고 출근하는 시위까지 벌였음. 이번 투표로 DS부문 집행부를 늘려 'DS부문 위원회'를 신설하는 규약 개정까지 93.17%로 통과시켰으니, 사측 입장에서는 내년부터 DX 달래랴, 더 빡세게 들이받을 DS 뺨 때리랴 노사 비용 리스크가 2배로 늘어나는 역대급 무거운 퍼즐이 완성된 거임.

개인적으로 아쉬운 건 결국 '초기업노조의 과반 지위 상실과 노노(勞勞) 갈등의 장기화'임.

초기업노조가 한때 과반 노조 지위를 쥐고 사측을 압박했는데, 올해 교섭 과정에서 내부 밥그릇 싸움으로 조합원 이탈이 터지면서 현재는 과반 지위를 잃고 5만 5,200명 수준에 머물러 있음. 노동위원회가 DS부문 분리 교섭을 쉽게 인정해 줄 리도 만무한 데다가, 분리 안 되면 단독 교섭대표노조 지위를 확보하겠다고 또 다른 노조들과 세력 싸움을 벌여야 함. 심지어 DS부문 내부에서도 메모리랑 시스템LSI·파운드리 간의 실적과 보상 체감이 달라서, 내년 임금교섭 시즌이 오면 사측과의 전쟁 이전에 노조 간, 사업부 간의 진흙탕 싸움 때문에 주가 상단이 무겁게 짓눌리는 노이즈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음.

그래서 이번 재신임 공시도 단순한 지도부 연명이 아니라 "내년 삼성전자 임단협은 사업부별 분리 교섭과 성과급 격차를 둘러싼 역대급 난타전이 될 것이다"라는 예고편으로 이해해야 함.

물론 장기적으로 보면 하반기 HBM 공급망 다변화나 파운드리 수주 팩트 등 본업의 초격차 실적이 주가의 메인 드라이버인 건 확실함. 다만 삼전 특유의 무노조 경영 신화가 깨진 이후, 최대 노조가 아예 반도체 중심의 독자 노선을 걷겠다고 칼을 갈고 있는 만큼 노사 불확실성이 피크를 찍을 내년 상반기까지는 섣부른 낙관론으로 풀배팅을 때릴 이유는 전혀 없어 보임.

오히려 계속 지켜볼 건 노동위원회에 제출할 DS부문 분리교섭 신청의 법적 통과 여부하반기 다른 경쟁 노조들과의 교섭대표노조 지위 확보 싸움 추이임. 삼성전자는 결국 파업 리스크를 통제하면서 반도체 업황의 이익 영수증을 증명하느냐가 주가를 결정하는 종목이라, 큰 그림은 보되 노사 갈등 노이즈가 주가를 일시적으로 과하게 누를 때마다 철저하게 분할로 접근하는 게 맞음.

개인적으로 내리는 결론은 이렇음.

  • 이미 들고 있는 분들: 노조 위원장 재신임으로 단기적인 파업 리스크는 유예됐지만, 내년 교섭 체계 개편을 둘러싸고 내부 잡음이 계속 뉴스에 도배될 가능성이 높음. 조직 분열과 노사 비용 증가라는 단기 노이즈 구간을 지나고 있으니까, 일희일비해서 패닉셀 치지 말고 본업인 HBM 실적 턴어라운드가 숫자로 찍힐 때까지 엉덩이 무겁게 홀딩하는 게 맞음.

  • 새로 진입할 분들: 투표 가결됐다고 "불확실성 해소"라며 월요일부터 급하게 풀매수 때리지 마라. 87% 찬성이라는 건 그만큼 반도체 부문 직원들이 내년에 단단히 벼르고 사측을 강하게 압박하겠다는 뜻이라, 교섭 시즌 전후로 수급 꼬이면서 개미들 먼저 지치게 만들 수 있음. 단타 칠 생각 말고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가격 추이를 체크하면서, 주가가 노사 리스크 선반영으로 매물대 하단에서 숨 고르기 조정을 줄 때마다 철저히 비중 나눠서 줍줍해라. 그게 제일 안전함.

 

댓글2
  • 이야기
    역시 대한민국 대장주의 저력은 어디 안 가네요! 억눌렸던 에너지가 한 번에 터져 나오는 만큼, 이번 상승세는 누구도 막지 못할 것 같습니다. 시원하게 우상향 랠리 달려봅시다!
  •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