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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또 넥스트레이드(NXT) 프리마켓에서 극소량 거래만으로 하한가를 찍는 일이 발생했다.
이번에는 고작 11주 거래로 SK하이닉스 주가가 장 초반 29.97% 급락했다. 시가총액 2위 대형주가 단 11주 때문에 순간적으로 30% 가까이 빠졌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황당한 상황이다.
문제는 넥스트레이드 프리마켓의 시초가 결정 방식이다.
한국거래소 정규시장은 개장 전에 주문을 모아서 가장 많은 거래가 형성되는 가격으로 시초가를 결정하지만, 넥스트레이드 프리마켓은 매수·매도 호가가 맞으면 주문 수량과 관계없이 바로 체결되는 방식이다.
그러다 보니 개장 직후 호가가 충분히 쌓이지 않은 상태에서 누군가 극단적인 가격으로 아주 적은 물량을 던지면 그 가격이 그대로 공식 체결 가격이 될 수 있다.
이번 SK하이닉스도 결국 이 문제가 그대로 터진 것이다.
더 심각한 건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달 28일에도 SK하이닉스 단 1주가 하한가인 127만2000원에 체결된 적이 있었다.
현물 주가는 금방 정상화됐지만 문제는 이 가격이 해외 파생상품 시장에서 SK하이닉스 무기한 선물의 기준 가격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그 결과 약 5740만달러, 우리 돈으로 약 826억원 규모의 포지션이 강제 청산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이번에도 11주 거래로 순간적으로 약 30%가 빠졌으니 단순한 해프닝으로만 보기에는 문제가 꽤 크다.
특히 국내 주식의 극소량 거래가 해외 파생상품 가격과 청산까지 건드릴 수 있다는 사실이 이미 확인된 상황이다.
주문 실수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이런 구조를 악용해서 의도적으로 가격을 왜곡하려는 시도까지 생각해봐야 하는 상황이다.
넥스트레이드는 다음 달 14일부터 전일 종가나 기준 가격보다 10% 이상 벗어난 주문이 들어오면 즉시 체결하지 않고 2분간 단일가 매매로 전환하는 정적 VI를 도입할 예정이다.
그런데 이미 지난달에 1주 거래로 대규모 강제청산까지 발생했고 이번에 또 비슷한 일이 터졌다.
개인적으로는 제도 개선을 한 달 넘게 기다릴 게 아니라 개장 직후부터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적용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
물론 프리마켓 거래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거래 시간을 늘리고 투자자들에게 추가적인 거래 기회를 제공한다는 장점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거래 편의성을 높이는 것과 대형주의 가격이 고작 몇 주 거래로 30%씩 왜곡되는 문제를 방치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특히 SK하이닉스처럼 시가총액이 수백조원에 달하는 종목에서 이런 현상이 반복된다면 NXT의 가격 형성 기능 자체에 대한 신뢰에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이번 사태에서 가장 중요한 건 SK하이닉스의 펀더멘털이 11주 때문에 갑자기 30% 악화된 게 아니라는 점이다.
결국 주가가 빠진 게 아니라 가격 형성 시스템에 문제가 생긴 것에 가깝다.
다만 해외 파생상품과 연결된 시장에서는 이런 작은 오류 하나가 실제로 수백억원 규모의 청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무섭다.
이번에는 11주였지만 다음에는 더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NXT가 빠르게 제도를 보완해서 최소한 이런 식으로 극소량 거래가 대형주 가격을 뒤흔드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고 본다.